국산 SNS의 현 주소

구글과 페이스북, 트위터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의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토종 기업 입지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습니다. 동영상과 인맥구축서비스(SNS), 게임 시장은 이미 글로벌 기업이 평정을 하게 되었으며 그나마 검색에서는 국내 기업이 명맥을 이어가고 있으나 모바일 시대를 맞아 이마저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인터넷 초창기에는 전에 없던 차별화된 서비스를 내놓아 세계 IT업계의 벤치마킹 모델이 되었던 토종 기업들이 지금은 기존 서비스를 지키는 것으로도 벅찬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물론 기업의 운영과 서비스 개발의 측면도 있겠지만 정부의 과도한 규제로 발목이 잡혀 글로벌 기업에 지속적으로 밀릴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미투데이 종료, 글로벌 기업에 주도권을 빼앗긴 상황

17일 네이버에 따르면 국내 최초 단문형 인맥구축서비스 '미투데이'는 오는 30일부로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합니다. 미투데이는 지난 2008년 12월 네이버에 인수된 이후 한때 트위터 순방문자수를 뛰어넘었으나 경쟁에 밀리면서 결국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이를 두고 인터넷 업계에서는 단순히 하나의 서비스가 종료되는 것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기업의 진출이 가속화되면서 국내 시장이 잠식되는 대표적인 사례로 여겨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토종 기업들은 인터넷 초창기에 검색과 게임, 결제 방법, SNS 등에서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세계의 주목을 받았었습니다. 네이버가 최초로 선보인 통합검색이나 세계 최초의 온라인 그래픽 게임 '바람의 나라', 한게임의 세계 최초 부분 유료화 모델, 미니홈피 돌풍의 싸이월드 등이 그것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인터넷 트렌드를 선도했던 동력이 떨어지고 지금은 혁신적인 서비스로 성공 신화를 쓰던 사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오히려 토종 인터넷 기업은 글로벌 기업에 시장을 내주면서 내몰릴 위기에 처해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SNS에서는 미투데이에 앞서 다음의 '요즘'과 SK컴즈의 'C로그'가 서비스를 종료했고, '싸이월드'는 몰락했다는 평가를 들을 정도로 이용 소비자의 수가 급감하게 되었습니다. 동영상 분야에서는 구글 자회사인 유튜브가 작년 말 기준 74% 시장 점유율을 기록한 반면 토종 업체인 판도라TV는 4% 머무르고 있습니다.


글로벌 기업의 발빠른 현지화, 토종 기업의 영향력 축소

토종 기업의 영향력이 줄어드는 반면 글로벌 기업은 발빠른 현지화로 입지를 키워나가고 있습니다. 트위터는 지난 2012년 한국 지사를 설립하였고 한국어 서비스 시작 이후 이용자가 6배로 늘기도 했습니다. 특히 소치 올림픽을 비롯해 월드컵 등 스포츠 경기나 6.4 지방선거 등 빅이벤트를 공략하면서 이용자 확대에 총력을 벌리고 있습니다. 지난 소치올림픽 당시 국내에서 발생한 트윗 건수는 당시 세계 전체 트윗의 10%를 차지할 정도였습니다.

지난 2010년 설립된 페이스북코리아도 한국어 번역 등 맞춤형 서비스를 내놓는가 하면 생태계 확대를 위해 개발자 대회를 개최하면서 존재감을 알렸습니다. 국내 사용자도 늘고 있는데요. 작년 6월 기준 월 실사용자 수는 110만명이었으나 지난 3월에는 1300만명으로 확대되었고 이 가운데 92% 1200만명의 모바일 이용자라고 합니다.

이에 비해 국내 기업들은 주요 서비스를 하나둘씩 접는 등 움추려드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국내 시장에서 정작 토종 기업들이 힘을 못펴는 이유는 이용자 눈높이를 제대로 충족시켜주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고 있으나 규제 탓이 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공정한 경쟁 환경이 마련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것인데요. 

글로벌 기업들은 서버를 자국 본사에 두고 국내법에 거의 규제받지 않아 자유롭습니다. 반면 토종 기업들은 '인터넷 실명제', '게임 셧다운제' 같은 각종 규제에 발목이 잡혀 새로운 시도가 어렵다고 합니다. 이는 자연스럽게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특히 새로운 판이 짜여지는 모바일 시대에서는 어려움이 더욱 가중되고 있습니다. 국내 업체들은 규제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에 검색이나 SNS 등을 우선 탑재하고 있는 구글과도 경쟁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현재 토종 기업의 영향력은 안타깝게도 줄어들고 있는 상황입니다. 한 때 열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싸이월드의 이용자 수 감소는 이를 경험했던 저에겐 더 큰 아쉬움을 남겼는데요. 인터넷 트렌드를 선도했던 국내 토종 기업들이 다시 세계 인터넷 트렌드를 선도하기 위해서는 소비자의 니즈에 맞는 서비스 개발과 더불어 정부 규제의 완화도 필요하다고 생각이 되네요. 다시 예전의 혁신적인 서비스로 인터넷 트렌드를 선도하는 국내 기업의 모습을 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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