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에서 자주 접하게 되는 아시아의 크고 작은 내전들, 사실 우리에게 큰 의미로 다가오지는 않습니다. 그저 하나의 해프닝으로 지나가곤 하는데요. 이러한 부분을 우리에게 의미있게 다가오도록 만든 광고가 있어 소개해드릴까 합니다.


학교를 다닐 때 교수님께서 표현방법의 중요성에 대해서 말해준 일화가 있었습니다. 낙태에 관한 두 가지 글을 읽게 되었는데 하나는 낙태를 반대하는 입장을 논리적으로 잘 주장한 글이었습니다. 태아는 이미 하나의 사람으로 볼 수 있는 단계라는 점을 주요논지로 작성된 글이었고, 이성적으로 매우 공감가는 글이었습니다. 그리고 다른 글은 단순히 낙태수술을 받는 과정을 세세하게 적어놓은 글이었습니다. 몇 년전에 읽은 얘기라서 자세하게 기억은 안 나지만 주요골자는 이러합니다. 낙태수술을 할 때 가는 수저처럼 보이는 큐렛이라는 고리모양의 강철나이프를 자궁에 삽입해 태아의 신체를 절단하고 이 조각들을 긁어낸다고 합니다. 문제는 이 때 태아가 본능적으로 위협감을 느끼고 이 큐렛을 피하는 행동을 보인다고 합니다.

이 두개의 글을 읽고 전자의 글에서는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이성적으로 매우 공감이 되었다면, 후자의 글을 읽고는 엄청난 충격에 빠졌었던 기억이 납니다. 항상 낙태에 관해서는 태아를 사람으로 보아야 하느냐 아니냐의 관념적인 논쟁만을 보았었는데 실제 낙태라는 하나의 행위에 대한 과정을 상세하게 알게 되니 개인적으로는 충격이 좀 컸습니다.


이처럼 얼마전 이슈가 되었던 시리아 내전에 대해서도 사람들은 단순히 하나의 해프닝으로 기억하고 말 것인데요, 하지만 Save the chilren에서는 이 무의미한 사건을 우리에게 유의미하게 다가오도록 광고를 집행하였습니다.

광고는 평범한 여성아이의 일상을 보여주며 시작합니다. 가족친지의 축하를 받고 있는 생일날의 모습, 피리를 부는 모습, 아빠와의 즐거운 모습 등 지극히 평범한 한 소녀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조금 특이한 점은 카메라의 앵글을 소녀의 얼굴을 밀착 포커스해서 주변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행복한 일상이 지나가고 조금씩 소녀 주변의 사람들의 모습이 분주해지기 시작하더니, 정전이 일어나고 소녀는 불꺼진 지하시에서 숨어지내게 됩니다. 그리고 마침내 폭탄테러가 일어나고 이를 피하기 위해 도망치는 모습을 보여주게 됩니다. 쏟아지는 총알, 지독한 배고픔, 아빠와의 헤어짐 등 다양한 전쟁의 아픔을 겪은 소녀는 마침내 보호소를 찾게 되고 또 한번의 생일을 맞게 됩니다.

불과 일년 사이에 전쟁으로 인해 겪게 된 소녀의 변화를 담은 영상입니다. 웃음을 잃어가는 소녀의 표정이 많은 생각을 갖게 하는데요. 광고의 마지막에서는 다음과 같은 카피가 나옵니다. “Just because it isn’t happening here, doesn’t mean it isn’t happening” 영국에서 진행된 Save the Children의 시리아 어린이를 돕자는 캠페인입니다. 영국에서 전쟁이 일어난 상황을 가정해 일어날 수 있는 변화의 모습을 담고 있는데요.

사람들이 다른 나라의 전쟁에 대해 무감각해질 수 있는 모습을 자국에서 일어났을 때의 상황을 보여주어 감정이입할 수 있도록 만든 좋은 광고라는 생각이 듭니다.


좋은 메시지와 팩트도 중요하지만 때로는 하나의 좋은 표현방법이 얼마나 많은 공감을 얻어낼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준 광고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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