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 단통법

2014년 10월 1일부터 시행되고 있는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 단통법에 대한 많은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우선 단통법에 대해서 살펴보자면, 단통법이란 고가 요금제와 연계한 보조금 차등 지급을 금지하고 통신사뿐 아니라 제조사 장려금(보조금에서 제조사가 부담하는 부분)도 규제 대상에 포함시키는 것이 핵심인 법안입니다. 이를 통해 구매자들 사이에서 누구는 상대적으로 혜택을 보고 누구는 손해를 보는 호갱이 없어지도록 하려는 것이 취지라고 할 수 있는데요. 하지만 이러한 단통법의 허점은 여실히 드러나고 있으며 이에 대한 비판도 상당히 많은 상황입니다. 그렇다면 이 문제점은 과연 어디에 있는 것일까요? 법 자체가 잘못된 건인지 통신사의 잘못인지 문제점의 원인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부터는 이 문제점을 파악하기 위한 단통법에 대한 믿을 수 없는 세 가지 사실을 살펴보려고 합니다.


1. 과다한 보조금은 불법?

단통법을 통해 살펴보자면 허용된 것보다 많은 보조금을 소비자에게 지급하는 것은 불법입니다. 처별조항도 있으며 그 수위가 만만치 않은데요. 그런데 불법보조금이라는 단어는 어색하며 낯설기까지합니다. 대체 왜 보조금이 불법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 

보조금이란 무엇일까요? 삼성전자, LG전자 같은 단말기 제조사와 SKT, KT, LG유플러스 같은 통신사들이 자신의 제품을 구매해달라며 소비자들을 유치하는 데 쓰는 돈입니다. 즉, 기업의 영업활동 비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정부는 이 보조금을 규제하고 있는 것인데요. 정부가 기업에게 우리가 정해주는 만큼만 마케팅 비용을 쓰라고 하는 격입니다. 정부는 경쟁이 과열됐다는 이유로 보조금 규제의 명분을 만들고 있지만 이는 논리적으로 부족한 부분이 있으며 왜 하필 27만원인지도 분명하지 않습니다. 사실 마케팅 비용을 규제하는 법은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습니다. 오히려 마케팅을 규제하는 보조금 금지법이 경쟁제한 행위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이번 단통법으로 인해 보조금을 제한하는 근거조항이 들어가 소비자를 위한 법인 단통법이 통신사와 제조사의 이익을 도모하는 법으로 변모하게 되었습니다.


2. 보조금 규제는 통신비 부담을 줄여준다?

보조금 경쟁이 과열되면 결국 출혈경쟁으로 마케팅 비용은 요금 인상으로 이어져 소비자들의 부담이 증가한다는 것을 정부와 대부분의 언론은 동조하였습니다. 즉, 보조금을 줄여야 통신비 부담이 줄어든다는 이야기인데요. 하지만 이 부분도 다시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동안 보조금을 규제해왔지만, 그 덕분에 요금이 내려갔다는 근거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오히려 통신사들의 영업이익만 증가하였습니다. 생각해보면 당연한 것입니다. 보조금 규제로 인해 통신사들이 보조금을 아껴서 생긴 돈을 자발적으로 요금 인하에 쓸 필요가 없습니다. 통신사 입장에서도 할 필요없는 행위이기에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정말로 통신비 부담을 낮출 목적을 달성하려고 했다면 보조금 규제가 아닌 요금을 낮추는 방법을 마련했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렇기때문에 보조금 규제라는 키워드를 가진 단통법은 법의 최대 수혜자를 소비자가 아닌 통신사로 만들고 있습니다. 한국투자증권은 보조금이 1만원 내려가면 SKT, KT, LG유플러스의 순이익이 각각 3.7%, 8.3%, 9.5%가 증가하는 효과가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사실 이와 비슷한 사례로 미국에서 담배 광고를 전면 금지한 사례가 있습니다. 이에 담배 제조사들은 초기에 큰 반발을 하였지만, 이러한 금지법이 시행되고 나서 담배 제조사들의 순이익이 더 늘었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그 만큼 마케팅 비용은 줄어든 반면 제품 수요는 그만큼 감소하지 않았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담배 제조사들은 이 법안을 지키기위해 로비를 하면서까지 노력을 기울였다는 사례가 있습니다.


3. 보조금의 동일화가 호갱님을 구제한다?

아이폰 대란을 통해서 단통법으로 호갱님의 등장을 막을 수 없다는 사실은 분명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는 처벌이 약해서가 아니라 단통법이 시장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법이기 때문인데요. 통신사와 대리점에게 단통법을 위반할 유인은 충분합니다. 호갱이 발생하는 원인을 살펴보면 답이 나오는데요. 호갱이 발생하는 원인은 '불투명한 시장'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누구나 쉽게 가격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정보 격차가 발생하고 여기에서 호갱과 그렇지 않은 소비자로 나뉘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보조금을 동일화한다는 식으로 단 하나의 가격을 형성하는 것이 아니라 투명한 가격을 형성하는 것입니다.휴대폰 가격을 소비자가 쉽고 정확하게 알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경쟁은 자유롭게 이뤄지지만 정보는 투명하게 공개되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이 듭니다. 정말 호갱님을 구제하려한다면 어떤 방법이 현실적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단통법의 믿을 수 없는 사실에 대해서 살펴보았습니다. 어떠한 취지였든 어떠한 과정으로 생긴 법이었든 중요한 것은 현재 단통법의 최대수혜자는 소비자가 아닌 통신사라는 것입니다. 소비자를 위한 법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사실은 확실한 것 같습니다. 그럼 이상 포스팅을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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